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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후기

삶의 지도

글또 10기에 지원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공대와 거리가 먼 문과생]

 고등학생 때 문과생이였고 자연스래 문과 학과로 진학했다. 국제 정치에 대해 배우는 학과로 수업은 나름 재밌었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대학에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었다. 하지만 당시 '문송합니다'가 유행했고, 졸업 후 취업을 생각하면 막막함한 있었다. 그래서 반수를 통해 조금이라도 취업이 잘된다는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가고자 했다. 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반수는 실패했다. 

[특별한 21살 ✨]

 성인이 되는 나이인 20살은 특별한 나이다. 나에게 20살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반수한다고 학점 관리에 소홀히 했고, 휴학도 했고, 친구랑 어울리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20살에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겐 21살이 20살처럼 특별했다. 

 

 21살에 나는 어떤 성격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하고 못하는지를 고민했다. 학교 활동을 통해 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중앙 동아리에 들어가 운영진으로써 축제 부스를 운영했다. 학교 공부에 충실해 높은 학점을 받아 장학금을 탔다. 가장 터닝포인트는 컴퓨터공학으로 전과였다.

 

 반수로 1년 휴학하고 복학한 학기에 소프트웨어 기초라는 파이썬 교양 수업을 들었다. 교수님의 제안으로 교내 파이썬 대회에 참가하였고 입상하기도 했다. 나는 원래 애플리케이션에 관심이 많아 재미있는 기능의 애플리케이션이 있으면 설치해 사용하곤 한다. 파이썬 공부 재밌다 ->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 재밌겠다 ->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자! 라는 일련의 생각을 거쳐 컴퓨터 공학으로 전과를 했다. 물론 정치학보다 취업이 잘되겠지라는 속물적인 마음도 있었다. 

[프로그래밍은 방탈출 🚪]

컴퓨터공학으로 전공한 뒤 첫 1년은 부족한 1년을 메우는 한 해였다. 컴퓨터공학과 학생이라면 1학년 때 배우는 C언어를 건너뛰고 2학년 수업을 들으려니 수업이 버거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수업이 화상으로 진행되었고, 등하교 시간을 절약해 과제와 C언어 공부에만 매달릴 수 있었다. 

 

 졸업까지 남은 2년은 방황의 시간이었다. 나는 2년동안 어느 분야로 나아갈지 방황만 했다. 3학년 때 KT AI 교육에 참여하여 AI를 찍먹하고 1년동안 파이썬 멘토로 활동했다. 4학년 때 캡스톤에서 node.js로 영양제 추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대상으로 입상도 했다. 여러 경험을 통해 백엔드 개발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데이터를 조회에서 요청에 맞게 가공해 응답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을 코드로 작성한는 일이 방탈출 게임처럼 느껴졌다. 방탈출을 좋아하는 나에게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에러를 만나고 해결하는 과정이 탈출을 위해 여러 퍼즐을 푸는 것과 닮았었다.

 

[기나긴 취준 생활 🏃‍♀️]

그렇게 백엔드 개발자로 진로를 정하고 4학년 2학기 말부터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처음엔 1년 안에 취업이 목표였는데 점점 늘어나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취준 기간이 1년이 넘었을 쯤, 주변에서 취업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아직도 백수인 내 모습과 비교되면서 정말 우울하고 무기력했다. 이때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채용 공고만 들여다 보는 날이 길어졌다.

 

우울감을 이겨낸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이었다. 10시 전에 기상해서 플래너를 작성하였고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달 안에 프론트와 백 모두 혼자 개발하고 배포했다. 그리고 면접 스터디에 들어가 일주일에 3번은 기술 면접을 준비했다. 잠에 들기 전 미래가 불안할 때마다 일기를 작성하며 내 안의 불안을 다스렸다.

 

취준 생활은 감정적으로 힘들고 지칠때가 많았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취준 동안 스터디, 부트캠프, 해커톤을 통해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개발자, 개발자를 준비하는 학생 또는 취준생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기술적인 고민 뿐만 아니라 진로에 대한 고민, 개발에 대한 열정을 공유함으로써 서로 동기부여가 되어주고 같이 성장했다. 나는 취준 생활을 통해 함께 자라기의 힘을 깨달았다. 그리고 완벽함을 버릴 줄도 알았다. 완벽한 준비란 없다. 일단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시작이 반이란 속담이 왜 존재하는지 깨달았다. 

 

[코딩으로 돈 번다🤑 (앞으로 나는...)]

서류를 100장 넘게 제출하고 10번이 넘는 면접을 본 뒤, 판교의 한 스타트업에 취직했다. 취업했을 땐, 드디어 코딩으로 돈을 버는구나 싶었다.  첫 회사 생활에 아직 수습인 신입이라 회사에서 겪는 모든 일이 새롭고 재밌다. 그리고 회사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래서 현재 내 목표는 세 가지 이다.  

  1. 적극적으로 제안하기
  2. 질문 주저하지 않기
  3. 귀찮은 일 마다하지 않기